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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6) 쌍둥이는 같이 뚱뚱하거나, 날씬하다

지금까지 필자가 시리즈물로 쓰고있는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의 핵심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1. 몸무게는 (키와 같이) 어느정도 타고나는 유전적인 것이다.


2. 그러므로 키와 몸무게로 측정되는 체질량지수 (BMI) 로 비만을 구분하고 이로 인해 건강하다 하지 않다 하는 것은 어불 성설이다. 왜냐하면 키와 몸무게가 어느정도 타고난다면, 체질량지수도 어느정도 타고나는 것이기에, 타고난 것으로 비만여부와 건강여부를 판단한 다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3. 게다가 뚱뚱하거나 비만인 사람이 건강이 좋지않고 오래 살지 않는 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최근의 연구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이 오히려 더 건강하거나 오래 살다고 나타나고 있다.


4. 따라서 비만하고 뚱뚱한 사람이 건강하지 않다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보기좋고 안좋고에 따른 낙인이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이 뚱뚱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거대한 다이어트 관련 사업들의 동력이 되어 뚱뚱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괴롭히고 있다.


5. 다시금 주장하지만 몸무게는 어느정도 타고나는 것이기에 어느 수준 이상으로 몸무게를 줄이거나 늘인다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결코 쉽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6. 게다가 일시적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2년 이상 그 감량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경우는 극소수, 정말 신문과 방송에 나올만큼 극소수이다.


7. 몸무게가 무겁고 뚱뚱하다는 것은 건강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뚱뚱한 사람이 얼마든지 건강할 수 있으며, 마른 사람이 얼마든지 건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


8. 식습관, 생활습관, 운동량 등은 유전적인 요인이 아니고, 몸무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바로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9. 뚱뚱하거나 마른 것과 상관없이 균형잡힌 식단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오직 유일한 길이다.


10. 그러므로 몸무게는 (뚱뚱한 사람들은) 어느정도 타고나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성립하려면 몸무게는 어느정도 타고나는 유전적인 것이라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몸무게는 과연 타고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을까? 그 해결의 실마리는 일란성 (MZ:monozygotic) 쌍둥이 연구에 있다.



Photograph by Jodi Cobb, National Geographic (Janueary, 2012)



주지하다 시피, 쌍둥이는 일란성(MZ:monozygotic) 쌍둥이와 이란성(DZ:dizygotic)쌍둥이가 있다. 이란성 쌍둥이는 두개의 난자가 두개의 서로 다른 정자와 수정하여 동시에 자궁벽에 착상하면서 형성된다. 그러므로 쌍둥이기는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일란성 쌍둥이는 1개의 수정란이 발생 도중 둘로 나누어 형성되기에 유전형질이 완전히 같으며 유전적으로는 동일인물이라고 까지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란성 쌍둥이는 아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이란성 쌍뚱이는 얼굴 생김새나 키, 몸무게등이 전혀 다르게 태어나지만,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는 생김새와 체형, 몸무게와 키가 아주 흡사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일란성 쌍둥이의 몸무게나 비만유무를 추적해서 연구하고 알아보는 것은 몸무게가 유전적으로 어느정도 타고나는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구들이 꽤 있다. (좀 더 학문적인 논의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몇가지의 논문 제목만 말미에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좀 더 관련논문에 대하여 궁금하시면 필자에게 연락해주시면 된다. )


그중에서도 핀란드 헬싱키 대학의 Naukkarinen교수와 그 동료들이 658쌍의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일란성 쌍둥이들이 25년 이상 추적하여 연구한 결과 체질량지수 (BMI)는 환경적인 영향이 아니라 타고나는 유전적 요소에 근거하다고 밝혔다. 그들이 분석한 658쌍의 일란성 쌍둥이 중에 통계적으로 체질량지수가 다른 쌍은 18쌍 (0.027%) 에 불과했다. 즉, 거의 모든 일란성 쌍둥이가 거의 비슷한 체질량 지수를 가지고 있다라는 뜻이다. 부모로 부터 독립하기 전에는 일란성 쌍둥이는 한집에서 거의 비슷한 식단을 가지고 먹고,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쌍둥이간의 몸무게나 체질량 지수가 유전적인 요인으로만 같다고 할 수 는 없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독립하면, 쌍둥이는 헤어져 각각의 삶을 살아가고 다른 환경에서 살게 되기 때문에 비록 유전적인 요소가 동일하더라도 환경적 요소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환경이 다르게 지낸 일란성 쌍둥이들의 몸무게와 체질량지수는 여전히 거의 일치했다. 이것은 몸무게가 혹은 뚱뚱하다고 하는 것이 환경적 요소 혹은 후천적 요소 보다 유전적인 요소에 기인하는 것임을 뜻한다. 그렇다고 해서 환경적 요소가 전혀 무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운동과 같은 환경적, 후천적 노력이다.


*이 글은 허핑톤 포스트 코리아에 동시연재 되고 있습니다.


참고할 만한 논문

1. Sex differences in heritability of BMI: a comparative study of results from twin studies in eight countries. (Twin Res. 2003 Oct;6(5):409-21.) by Schousboe K et al. 

2. The genetic and environmental influences on childhood obesity: a systematic review of twin and adoption studies. (Int J Obes (Lond), 2010 Jan;34(1):29-40.) by Silventoinen K et al. 

3. Genetic influence on appetite in children. (Int J Obes (Lond). 2008 Oct; 32(10):1468-73) by Carnell S et al.

4. Causes and consequences of obesity: the contribution of recent twin studies. (Int J Obes (Lond). 2012 Aug;36(8):1017-24) by Naukkarinen J et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