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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8) Nature (유전) 인가 Nurture (환경)인가

필자의 세번째 글 이었던 '물만 마셔도 뚱뚱해진다' 라는 글에서 이미 몸무게가 Nature (유전) 인가 Nurture (환경)인가를 핵심으로 제시했었다. 그리고 일곱번째 글이었던, '쌍둥이는 같이 날씬하거나 뚱뚱하다' 에서는 일란성 쌍둥이에 대한 연구로 몸무게는 유전적으로 어느정도 타고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몸무게가 정말 어느정도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키와 같은 것이라면 왜 키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은 몸무게를 유전보다 환경이나 후천적인 노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할까?



Source: http://is.gd/L103Gj


첫번째로 그것은 유전보다는 환경의 탓을 돌리는 것이 여러모로 쉽고, 편리하고, 즐겁기(?)때문이다.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을 통해 쉽게 쾌감을 느낀다. 뚱뚱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쾌감이 죄의식으로 연결되지 않기 위해, 몸무게가 무거운 비만인 사람들을 자기절제가 부족한 사람으로 쉽게 간주함으로써 비난이나 차별에 대한 정당한 증거를 손쉽게 확보하게된다. 마치 뚱뚱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 자기절제가 부족한 점을 지적함으로써 그러한 비난과 차별을 정당화하고 당연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뚱뚱한 사람들은 (한국에서는 더욱) 소수이기에 이러한 잘못된 사회적 낙인에 쉽게 저항하지 못하게되고, 이러한 잘못된 사회적 낙인은 우리 사회에 계속 공고화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날씬한 사람도 뚱뚱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몸무게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기에 그렇게 될 확률이 아주 낮음에도 불구하고…


두번째로 몸무게를 환경적으로 후천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믿게 함으로써 이것을 통해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나 체중감량에 관련된 각종 산업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본 적이 없지만 아마 천문학적인 어마어마한 규모일 것이다. 이러한 다이어트 산업은 뚱뚱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잠재적인 위혐성을 가지고 주로 젊은 사람 (특히 20-30대 여성) 대다수를 협박하고 다이어트를 해야만한다 라는 최면을 걸고 있다. 문화일보가 2006년 5월 16일 기사에서 영국 런던대 보건역학팀이 세계 22개국 1만 8512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세계 건강행동연구 (International Health and Behaviour Survey (IHBS)) 내용을 기사로 발표했는데, 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남자대학생은 14%, 여성대학생은 43%가 자신을 과체중에 속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남자대학생의 23% 여자대학생의 77%가 현재 체중감량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만을 측정한다는 체질량지수 (BMI)는 아이러니하게도 조사한 22개국 중에 남자와 여자 공히 가장 낮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가장 날씬한 대학생들이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현재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날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이 문제가 되어 다이어트를 해야한다라는 논리가 먹히겠는가? 아니다. 뚱뚱한 사람으로 보이게 되면 자기 절제가 부족하고, 용모적으로 불이익을 가질 수 있다는 협박(?)을 통해 다이어트 사업은 쉽게 돈을 번다. 다이어트 산업의 저변에는 몸무게를 후천적으로 노력하여 조절이 가능하다라는 것을 가정하고 노골적인 협박을 자행하고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건강 그 자체만을 위해 골고루 먹고 운동을 하면 되는 것이다.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는 것은 위험하고 무모하고 불가능한 일이다.


일란성 쌍둥이 연구를 비롯한 학문적인 여러 증거들은 몸무게가 키와 마찬가지로 어느정도 유전적으로 타고난다는 쪽을 지지하고 있다. 몸무게가 어느정도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면 나의 타고난 몸무게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계속)


*이 글은 허핑톤포스트코리아에 동시연재 되고 있습니다.